여러분은 '무지개'라고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네?
월드컵 16강 기원으로 양주 특별 할인해주는 싸구려
동네 까페 이름이라굽쑈? 아닙니다.
그렇다면 월드컵 보러오는 외국인들을 위해 '웰컴'이라고
써붙인 어둠컴컴한 복도에 포르노 비디오가 쭉 꽂혀있는
러브호텔 이름이라굽쑈? 그것도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무지개'는 비가 갠 뒤 맑은 하늘에 떠있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로 요즘 월드컵을 위해 속속
입국하고 있는 각국 선수단의 유니폼 색깔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우리 눈에 색색의 유니폼이 보이는지
아시나요?
자! 안과의사인 내가 SC 학원 물리 선생님으로 변신하여
학교 다닐 때 조느라고 기억이 가물가물한 독자들에게
특강을 하겠습니다.
자! 졸지 말고, 하품하지 말고, 잡담하지 말고, 옆에
걸 다리, 걸 가슴 힐끗힐끗 곁눈질하지 말고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빛에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이 있는데 이중에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파장이 대략 400㎚에서
700㎚ 사이인 가시광선입니다.
그런데 이 빛을 프리즘으로 분해하여 보면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일곱 가지 색으로 나눠지는데,
이 빛이 진행하다가 물체에 부딪치면 어떤 색은 물체에
흡수되고, 어떤 것들은 반사가 되지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색깔은 반사된 빛으로,
'붉은 악마'들의 빨간 유니폼인 경우 빨간색만을
반사하고,
다른 색들은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이죠.
또한 망막에 있는 시세포는 생긴 모양에 따라
원추세포와 간상세포로 나뉘어지는데,
간상세포는 물체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구별하고,
원추세포는 모양과 색을 인식합니다.
바로 이것이 어두운 여관방에서도 걸의 브레지어
모양과 색깔을 알 수 있는 원리지요.
하지만 우리 눈은 진한 색을 오래 보고 있으면 색을
인지하는 원추세포가 피로해지고,
이런 상태에서 하얀 표면을 보면 강렬한 반대색
잔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사가 수술실의 강한 조명 아래서 수술하는
도중 붉은 피를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빨간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가 피로해지고,
이때 하얀 얼굴의 간호사를 보면 빨간색과
보색인 초록색의 잔상이 생겨 개구리 같은 초록색
얼굴로 보이게 되는 거지요.
요즘 월드컵 개막이 가까워지면서 가뜩이나 호텔
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
안과의사인 저 박박사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전반적으로 여관이나 러브호텔의 조명도가 낮다는
겁니다.
물론 타국에서 색다른 밤을 보내는 외국인들에게는
흥분의 도가니로 빠질 수 있는 야시시하고 에로틱한
조명이라지만,
이들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도 망막 속의 원추세포와
간상세포가 회복이 안 될까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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